홍도
2017년 2월 홍도를 가다.
시간이 허락되어 홍도를 찾았다.
그것도 사람들 바글거리지 않는 설 지난 겨울 비수기 평일에 찾았다.
서울에서 목포까지는 KTX로 2시간40분, 목포항에서 홍도까지 쾌속선을 타고 가는 시간은 불과 2시간30분, 서울 한복판에서 홍도까지 도착하는데는 채 반나절도 안걸리는 셈이다.
붉은섬 신비의섬 홍도, 신비한 바위들로 둘려쌓인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풀 한 포기, 돌 하나라도 섬 밖으로 가져 나갈수 없고, 양식장이 없으며, 2개의 마을로 나눠진 지역 주민은 대대 손손 물고기 잡아서 살아간다.
1년 중 반은 안개에 갇혀져 있는 곳 홍도, 운 좋게도 홍도에서 70km쯤 떨어져 있는 가거도가 보이고, 저 멀리 세월호의 어린 영혼들이 있을 맹골도 해역도 보일 판이다.
주말 밤낮없이 열근했던 고달팠던 인생사는 홍도 기암 절벽의 신비에 묻혀 사라진다.
돌아보면 하염없고 부질없는 세상살이.
산봉우리에서 보니 망망대해 떠있는 배는 일몰에 젓어 항구로 돌아오는 배만큼이나 애처롭다.
바위에 미쳐 지냈던 날들의 보상이라도 받을 요량으로 찾았던 홍도는 신비로움 그 자체로 나에게 다가온다.
[남문바위, 실금리굴, 석화굴, 탑섬, 만물상, 슬픈여, 부부탑, 독립문, 거북바위, 공작새바위] 홍도의 바위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니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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